용(龍)의 눈물은 비가 되어
♡.1
용(龍)의 전설(傳說)을 아시나요?
용(龍)이 흘리는 '눈물의 의미'를 아시나요?
그 슬프고도
신비(神秘)로운 이야기를 시작할께요.
♡.2
산 속 깊은 숲 속에
뱀들의 왕국(王國)이 있었지요.
많은 뱀들이
얽히고설키어 살고 있었지요.
화려하고
독특한 자신들의 문양을 뽐내며
겨루기를 했고
그 차가운 냉혹(冷酷)함으로
서로를 잡아먹기도 했지요.
꼬마 뱀 '살로아'는
경쟁(競爭)을 피해 홀로 다녔지만
집단 따돌림과 놀림을 당하기 일쑤였지요.
♡.3
항상(恒常)
주눅이 들어 상처(傷處)입고 홀로였던......
외롬쟁이 꼬마 뱀 '살로아'는
뱀들 중에
가장 나이가 많고 지혜(智慧)롭다는
마법사 '쏠라모' 할아버지를 찾아 갔습니다.
‘평생(平生)
땅을 기어 다녀야 하고......
자신(自身)이 가진 독(毒) 이빨로
누군가를 해(害)쳐야 하는
차갑고 냉혹(冷惑)한 뱀의 삶이 싫다며......
벗어나는 방법이 없는지’를
진지함과
간절한 열망(熱望)으로 묻는
꼬마 뱀 '살로아'를
꿰뚫듯 쏘아보던 마법사 '쏠라모'는
냉랭한 어조로 되물었습니다.
“넌 뱀의 운명(運命)으로 태어났어.
그 운명을 바꾼다는 건 불가능(不可能)하다.
왜? 다른 뱀들처럼 살지 않는 게냐?”
질문(質問)을 받은 꼬마 뱀 '살로아'는
두 눈 가득
고인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애쓰며 끈질기게 물었습니다.
“쏠라모 할아버지는 아시죠?
아무도 할아버지 나이를 몰라요.
오래 사셨고 지혜(智慧)로우시니
분명히 알고 계실거예요.
누군가, 아마 누군가
나 같은 이가 있었을 거예요.
뱀의 삶을 벗어버린 누군가가?
운명(運命)의 사슬을 끊어버린 누군가가?”
마법사 '쏠라모'는
지긋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듯
미동(微動)도 하지 않은 채
깊은 침묵(沈묵) 속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4
하루, 이틀, 사흘......
밤낮이 바뀌고 별이 돋을 무렵
마법사 '쏠라모'는
깊은 잠에서 깨어나듯 깨어났습니다.
거의 탈진(脫盡) 상태로
두 눈만 빛나는
꼬마 뱀 '살로아'를 발견한
입가에 보일 듯 말듯
미소(微笑)가 잠깐 스쳤습니다.
“정말 못말리는,
고집 쎈 꼬마 녀석이로군.
아직도
너의 운명(運命)을 바꾸고 싶은 게냐?”
졸음 묻어
무거워진 눈꺼풀이 열리며
기대(期待)와 소망(所望)으로 빛나는
두 눈망울이 초롱초롱
별처럼 빛나고 있었습니다.
별빛 같은 눈망울을
지긋이 바라보던마법사 '쏠라모'는
천천히 말문을 열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前)
너처럼 그렇게 엉뚱한(?) 발상을 했던
위대한 뱀이 있었지......”
마법사 '쏠라모'의 이야기는
밤새 이어졌습니다.
샛별이 뜰 때까지......
♡.5
꼬마 뱀 '살로아'는
놀라운 결단(決斷)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타고난 운명(運命)'을 바꾸기로......
꼬마 뱀 '살로아'는
태어나고 자란
숲 속 뱀의 왕국(王國)을 떠나
더 깊고 깊은 산(山)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종종의 위험(危險)과 고생(苦生)스러움을
감수(甘受)해야 했습니다.
♡.6
마침내
마법사 '쏠라모'가 가르쳐 준
거대(巨大)하고
독특(獨特)한 바위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키 큰 백향목(栢香木)에 둘러 싸인
향그러운 숲 한가운데
그 흰 바위가 있었고......
그 흰 바위에
아침 햇살이 비치면......
황홀(恍惚)한 무지개 빛으로 빛이 났고,
달빛이 비치면
금빛에 싸인 신비(神秘)스런
보랏빛이 어렸습니다.
꼬마 뱀 '살로아'는
용기(勇氣)를 내어 그 흰 바위로
다가 갔습니다.
'살로아'의 얼굴은
단호(斷乎)함과 비장(悲壯)함이
그대로 투영되어
처연(悽然)한 표정으로 굳어졌습니다.
마법사 '쏠라모'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깊은 숨을 몰아쉬고는......
온 몸으로 바위를 감싸 안았습니다.
차가운 냉기(冷氣)가
뼛속까지 스며들어부르르
몸이 떨려왔지만
꼬마 뱀 '살로아'는
그 지독한 고통(苦痛)과
뼛속까지 아려내는 추위와
가장 견디기 힘든 처절한 외로움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7
얼마나 많은 낮과 밤이 지났고......
얼마나 많은 계절(季節)이 바뀌었는지......
헤아릴 수조차 없는 세월(歲月)이 흘렀습니다.
어느덧
거대(巨大)하고
독특(獨特)했던 그 흰 바위는
셀 수조차 없는 세월(歲月) 동안
꼬마 뱀 '살로아'의
온 몸에 밀려 닳고 닳아져서......
주먹만 한 구슬 크기가 되어 있었습니다.
♡.8
꼬마 뱀 '살로아'는
마침내
때가 되었음을 알았습니다.
하늘로부터
서기(瑞氣)가 비치어
그 흰 구슬을 관통(貫通)했습니다.
눈부신 흰 무지개 빛이
힘차게 뿜어져 나왔습니다.
연이어
신비(神秘)로운 보랏빛이 어린
영롱(玲瓏)한 금빛이 뿜어져 나왔습니다.
그 순간
꼬마 뱀 '살로아'는
그 구슬을 덥석 물었습니다.
그러자
청(靑),황(黃),적(赤),백(白),흑(黑)
오색(五色)의 구름이 일더니
그의 상처투성이
초라한 몸을 휘감아 돌았습니다.
♡.9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새로운 비늘이돋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오색찬란(五色燦爛)한 비늘이......
머리에는
황금(黃金) 뿔과 황금(黃金) 수염이
몸에서는 강(剛)하고
날카로운 황금(黃金) 발톱이 달린
네 발이 생겨났습니다.
등에서 꼬리에 이르기까지
지느러미 같은 강인(强靭)한 날개가
돋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입에 문 구슬을 꽉 물자
그 구슬에서
오색찬란(五色燦爛)한 무지개 빛이
사방(四方)으로 쏟아져 나왔고......
그 빛은 그를
공중(空中)으로 띄어 올렸습니다.
그는 용트림을 하며
힘차게 날아올랐습니다.
드디어
신비(神秘)로운 푸른빛이 감도는
청룡(靑龍)이 된 것입니다.
그가 소리치자
우렁우렁 천둥이 되어 울렸습니다.
그가 쳐다 볼 때마다
그의 눈빛은 벼락이 되어 번쩍였습니다.
비룡(飛龍)이 된 그는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자유(自由) 자재(自在)하게......
♡.10
얼마 후(後)
그와 꼭 같은 인연(因緣)의 짝인
금빛 황룡(龍)을 만나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그 사랑의 결실로
그들을 꼭 닮은 용(龍) 새끼를
얻으리라 기대(期待)했습니다.
♡.11
아!~그러나
이게 웬 일입니까?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는
용(龍) 새끼가 아닌
뱀(蛇) 새끼였던 것입니다.
그들의 아기가
평범(平凡)한 뱀(蛇)의 삶을
선택(選擇)하지 않고
만일 그들처럼
용(龍)의 삶을 선택(選擇)한다면......
그 아기도
그들과 똑같은 길을 가야한다는 걸......
그들이 해줄 수 있는 건
그 길로 가는 길과 방법(方法)을
가르쳐 줄 수 있을 뿐......
그 아기 스스로가
그 길을 가야 한다는 걸 알기에......
그 길이 너무도 힘들다는 걸 알기에......
아빠 용(龍)과 엄마 용(龍)은
슬픈 눈물을 흘렸습니다.
용(龍)들이 흘린 눈물은
비가 되어 온 땅을 적셨습니다.
그 눈물을 머금은 땅은
숱한 생명(生命)들을 잉태(孕胎)하여......
새 봄이 오면
온갖 꽃들을 피워낼 것이고
대지(大地)는 찬란(燦爛)한 빛으로 가득 차
그 신비(神秘)롭고도
아름다운 향기(香氣)를
온 세상(世上)에 전(傳)할 것입니다.
註 : 비룡(飛龍)
주역(周易)의 64괘(卦)는
건괘(乾卦)로부터 시작된다.
건(乾)은
곧 하늘이며 용(龍)으로 상징.
건괘(乾卦)의 육효(六爻)는
初 九
潛 龍 勿 用
잠 룡 물 룡
첫 번째 효(爻)인 초구(初九)는
(물속에) 잠겨 있는 용(龍)이니 쓰지 말라.
九 二
見 龍 在 田 利 見 大 人
현 룡 재 전 리 견 대 인
두 번째 효(爻)인 九二 는
(모습을 드러내) 나타난 용(龍)이
밭(田)에 있음이니
대인(大人)을 봄(만나 봄)이 이로우니라.
九 三
君子 終日 乾乾 夕척若 려 無咎
군자 종일 건건 석척약 려 무구
세 번째 효(爻)인 九三 은
군자(君子)가 날이 마치도록
부지런히 힘쓰고 부지런히 힘쓰며
저녁에는 근심하는 듯 하여 위태하나
허물이 없느니라.
九四
或 躍 在 淵 無 咎
혹 약 재 연 무 구
네 번째 효(爻)인 九四 는
혹은 뛰면서 용(龍)이
못(淵 :깊은 소)에 있음이니 허물이 없느니라.
九五
飛 龍 在 天 利 見 大 人
비 룡 재 천 리 견 대 인
다섯 번째 효(爻)인 九五 는
나는 용(飛龍)이 하늘에 있음이니
대인(大人)을 봄(만나 봄)이 이로우니라.
上九
亢 龍 有 悔
항 룡 유 회
마지막 효(爻)인 여섯 번째 상구(上九)는
우뚝한 용(龍)이니
후회(後悔)함이 있으리라.
(또는 우뚝한 용이면 후회함이 있으리라)
註 : '대인(大人)'에 대해
주역(周易) 문언(文言)에서
夫 大 人 者 는
부 대 인 자
與 天 地 合 其 德
여 천 지 합 기 덕
與 日 月 合 其 明 하고
여 일 월 합 기 명
與 四 時 合 其 序
여 사 시 합 기 서
與 鬼 神 合 其 吉 凶 하며
여 귀 신 합 기 길 흉
先 天 而 天 弗 違 하고
선 천 이 천 불 위
後 天 而 奉 天 時 하나니
후 천 이 봉 천 시
天 且 弗 偉 인데
천 차 불 위
而 況 於 人 乎 아
이 황 어 인 호
況 於 鬼 神 乎 아
황 어 귀 신 호
무릇 대인(大人)이라는 자(者)는
하늘(天)과 땅(地)과 더불어
그 덕(德)이 부합(符合)하고
해(日)와 달(月)과 더불어
그 밝음(明)이 부합(符合)하고
춘(春)하(夏)추(秋)동(冬)
사시(四時)와 더불어
그 질서(秩序)가 부합(符合)하고
귀신(鬼神)과 더불어
그 길(吉)함과 흉(凶)함이 부합(符合)하며
하늘(天)을 앞서되
어기지(어긋나지) 않으며
하늘(天)을 뒤에 하되
하늘(天)의 때를 받드나니
하늘(天)을 또한 어기지 않을진대
하물며 사람(人)에게 서랴?
하물며 귀신(鬼神)에게 서랴?
출처: 안나불(安那佛)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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