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근 서당.

[스크랩] 류성룡의 질사법(迭射法)

浩 根 書 堂 2011. 3. 11. 21:39

증보문헌비고'를 보면 류성룡의 '戰守機宜'(전수기의)에 질사법이 나온다.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영화 같은 것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궁수대가

'연이어 끊임없이 발사하는' 효율적인 공략법이다.
류성룡의 저술에 나온 것으로 보아 임진왜란의 후에 교훈으로 얻어진 전법일 것이다.

어쩌면 그전부터 있었던 전술이었으나 태평세월이 길어지면서 소홀이 되었다가

다시 정리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임란 전의 조선 전술을 새겨보면 활은 원거리에서

난사로 적진을 흩뜨리고 공포감을 주어 적을 위축시키거나 산성에서 수성의 주용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이런 점으로 볼 때 류성룡의 질사법은 활을 이용한 전술의 일대 전환으로 보아도 될 것이다.
더욱이 노부나가의 조총 연사전술(1575년 나가시노전투)이 임란 전에 일본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여

임란으로 이어진 점을 새겨볼  질사법은 임난의 교훈일 것이 맞을 것이다.

 

류성룡(柳成龍)이 지은 《전수기의(戰守機宜)》 질사(迭射)


○ 그 질사(迭射)를 논한 조목에 이르기를,"우리나라 군사는 단지 활과 화살만 가지고

다른 재주는 익히지 않으니, 적이 수십 보(步) 안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활을 쏠 수 있고,

이미 쏜 뒤에는 계속할 수 없으며, 적이 짧은 병기를 가지고 돌진(突進)하여 시퍼런 칼날을

앞으로 휘두를 때 대응할 수 없으면 활을 버리고 달아나는 데 불과할 뿐이다.


이는 바로 장단이 갖추어지지 아니하여 서로 방위하지 못하는 것이니,

단지 〈사정거리가〉 먼 병기만 있고 짧은 병기가 없는 소치이다.
그러나 짧은 병기는 갑자기 익힐 수 없으며, 가사 익힌다 하더라도 왜(倭)와 대적할 수 없다.
병서(兵書)에 이르기를, '긴 병기는 짧게 쓰고 짧은 병기는 길게 쓴다.'고 하였으니,

긴 병기와 짧은 병기도 일정한 형세가 없고, 어떻게 쓰는가에 달려 있을 뿐이다.


이제 이에 대처하려고 하면 마땅히 질사법(迭射法)을 써야 할 것이다.
《한서(漢書)》에, '이광[李廣 한(漢) 나라 명장]이 흉노(匈奴)에게 포위되어 이사(吏士)로

하여금 모두 활을 힘껏 당겨 밖으로 향하게 하고, 자신은 대황(大黃 활이름)으로써 흉노를 쏘니,

시위 소리에 응하여 거꾸러지지 않는 자가 없었다.'고 하였으니, 바로 질사하는 뜻이다.


대저 일시에 함께 쏘면 적이 비록 맞은 자가 있더라도 다른 적이 아직 다시 화살을 메우기 전에

갑자기 앞에 이를 것이므로, 질사(迭射)라는 것은 갑자기 이르는 형세를 막아서 적으로 하여금

우리의 틈을 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만일 장사(將士) 1백 사람을 10대(隊)로 나누고, 열 사람을 한 대로 만들어서 모두 활을 힘껏

당기게 하되, 1대 가운데 세 사람이 먼저 쏘고, 또 세 사람이 다음으로 쏘고, 또 네 사람이

다음으로 쏘아서 화살이 서로 잇달아 끊어짐이 없도록 해야 한다.
백 사람 가운데 항상 3, 40개의 화살을 연달아 계속 발사하되, 앞에 쏜 자는 또 다시 화살을

메워 돌려가면서 끝이 없도록 하여, 적으로 하여금 틈을 탈 수 없게 하며, 또 앞에 쏜 자는

뒤에 쏘는 자를 믿어서 든든하고, 뒤에 쏘는 자는 다음 쏘는 자를 믿어서 방위하면, 마음에

두려움이 없어져 화살을 쏘아 적을 맞히는 것이 반드시 많게 될 것이다.


이는 한 군사가 긴 병기와 짧은 병기를 모두 갖춘 것이니, 이른바 긴 병기를 짧게 활용한다는 것이다.
우리 군사가 비록 다른 재주는 없다 하더라도 활을 잘 쏘는 군사가 많지 않은 것이 아니니, 진실로

잘 활용하면 충분히 적을 방어할 수 있는데, 사람들이 특별히 주의하지 아니함을 근심할 뿐이다.


그러나 질사하는 법도 모름지기 미리 연습한 뒤에야 가하다.
만약 그것을 익히지 아니하면 적에 임하여 단지 예전대로 어지럽게 쓸 뿐이므로,

가르치지 아니한 군사는 끝내 쓸 수가 없을 것이다. 요즈음 우리나라 사람이 조총을

익히는 자가 있으니, 만약 활과 섞어서 쓰면 더욱 묘(妙)할 것이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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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영남지리답사
글쓴이 : 松河 李翰邦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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