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근 서당.

[스크랩] 우소 (23) 새 소리

浩 根 書 堂 2012. 2. 1. 15:52

지집 죽고 자석 죽고

개방밭(화전)에 농사 지어

대접 사발 누가 씻고

내 호문차(혼자) 어니 사노

구구꾹꾹 구구꾹꾹

 

 - 경북 경주시 외동읍 녹동리, 안병학(64) -

 

비둘기 우는 소리를 듣다 보면

'구구꾹꾹' 하는 소리가 매우 슬퍼

'기집 죽고 자식 죽고' 하는 소리로까지

들렸던 모양입니다.

사실상, 이는 새 소리를 흉내낸 것이 아니라

인생살이의 한을 표현한 것입니다.

 

부항 부항 양식 없다 부항

부헝 부헝 걱정 마라 부헝

내일 모레 평강장이다 부헝 부헝

 

양식 없다 부항

걱정 마라 부헝

내일 모레 평강장이다

쌀 사다가 떡해 먹자 부헝부헝

 

 -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도창리, 김교순(77) -

 

마누라 부엉이는 당장 먹을 양식이 없다고

바가지를 긁어대는데

수놈 부엉이는 천하태평입니다.

 

"장에 가서 쌀 사다 줄께.

 걱정 붙잡아 매!

 떡이나 실컷 해 먹자구, 응?"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수작인지

그래도 미안해서 타이르려는 작태인지

분간할 수 없네요.

 

출처 : 국선도와 살아가는 이야기
글쓴이 : 도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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