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근 서당.

[스크랩] 추야우중(최치원)

浩 根 書 堂 2012. 7. 22. 15:14

추야우중(최치원)

 

 

 

 글씨 : 樂而忘憂

 

추야우중(秋夜雨中) - 최치원(崔致遠)

 
     秋 風 唯 苦 吟        가을 바람에 다만 괴로이 시를 짓나니
     世 路 少 知 音        세상에는 내 시를 알아 주는 이 적구나.
     窓 外 三 更 雨        창 밖에는 한밤중 비가 내리고
     燈 前 萬 里 心        등불 앞에 나의 마음 만리를 달리네.

 작가 :  최치원(崔致遠) [857~?], 호는 고운(孤雲)
신라시대 학자로 경주 최씨의 시조. 동국십오현(東國十五賢) 중의 한 인물이다.
879년 황소(黃巢)의 난 때 고변(高騈)의 종사관(從事官)으로서〈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을 초하여 문장가로서 이름을 떨쳤다. <난랑비서문(鸞郞碑序文)>은 화랑도(花郞道)를 말해주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본관 : 경주(慶州)
별칭 : 자 고운(孤雲)·해운(海雲)
활동분야 : 문학
주요저서 : 《계원필경(桂苑筆耕)》《법장화상전(法藏和尙傳)》

  秋夜雨中가을 밤 비는 내리고

 

      秋風唯苦吟     가을 바람에 시만 애써 읊을 뿐,      (결과) 

      世路少知音     세상 길에 마음 줄 벗 하나 없는데.  (원인) (1구와2구는 군중속의 고독) 

      窓外三更雨     창 밖엔 야삼경에 비마저 내리우니, (새벽11시~1시 고요하고 조용한밤 홀로있는 고독)

      燈前萬里心     등불 앞 내 마음 내닫는 만리길.      (먼 고향을 그리는 마음,)

 

   *시적 화자에게는 시를 짓는 일도 괴롭지만 무엇보다

     고통스러운 것은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서정적 자아는 밤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

     등불앞에 마음은 만 리 밖을 내닫는다고 읊조리고 있다.

 

 

 

추야우중(秋夜雨中)



秋風唯苦吟 (추풍유고음)    가을 바람에 괴로이 읊조리나,

世路少知音
(세로소지음)    세상에 알아 주는 이 없네.

窓外三更雨
(창외삼경우)    창 밖엔 밤 깊도록 비만 내리는데,

燈前萬里心
(등전만리심)    등불 앞에 마음은 만리 밖을 내닫네.  

 

dia_bluve.gif 요점 정리

 

circle01_blue.gif 지은이 : 최치원(崔致遠)
circle01_blue.gif 형식 : 오언 절구

circle01_blue.gif 어조 : 번뇌적, 고뇌적, 서정적

circle01_blue.gif 성격 : 번민과 외로움

circle01_blue.gif 표현 : 대구법

                     

窓外

 三更雨

燈前

 萬里心

       

circle01_blue.gif 특징 : 신분적 한계로 좌절을 겪은 화자의 심정이 표현됨,

           대구의 구조로 이루어짐, 객관적 상관물을 통한 감정의 형상화
circle01_blue.gif 주제 : 가을 비오는 날 밤의 외로움 또는 고국(고향)에 대한 그리움,
뜻을 펴지 못한 지식인의 고뇌

circle01_blue.gif 제재 : 가을비가 내리는 밤

circle01_blue.gif 출전 : <동문선> 권 19

circle01_blue.gif 구성

깊어 가는 가을밤에 괴롭게 시를 읊조림.

기(起)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음을 탄식함.

승(承)

창밖에 밤늦도록 비가 내리고 잠을 이루지 못함.

전(轉)

세상 일에 초연할 수 없는 시적 화자의 번민.

결(結)

 

 

dia_bluve.gif 내용 연구

 

 苦吟고음 : 괴로이 시를 읊조림
 世路세로 : 세상 살아가는 길. 처세의 방법

 知音지음 : ①음악의 곡조를 잘 앎. ②새나 짐승의 울음을 가려 잘 알아들음.

                 ③마음이 서로 통하는 친한 벗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거문고의 명인 백아가 자기의 소리를 잘 이해해 준 벗 종자기가 죽자

                 자신의 거문고 소리를 아는 자가 없다고 하여 거문고 줄을 끊었다는 데서 유래한다.

                 '열자(列子)'의 탕문편(湯問篇)에 나오는 말이다.

                 유사한 말로 지음인. 평생 동안에 한 명의 지음이라도 만나기란 어려운 일이다.

                  여기서는 자기의 속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의 의미로 쓰였다.

 

 三更삼경 : 한 밤중, 밤 11시에서 새벽 1시. 자시, 병야

 萬里心만리심 : 먼 고향을 그리는 마음. 향수, 사향

 秋風唯苦吟 가을 바람에 괴로이 읊조리나,/ 世路少知音 세상에 알아 주는 이 없네.

           : 세상을 등지고 고뇌하는 작가의 심정이 드러난 부분으로 힘들게 시를 읊고 있지만

           더 힘든 것은 자신을 알아주는 이가 없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지식과 포부를 펼 수 없게 된 데 대한 좌절감이 토로되어 있다.
 窓外三更雨 창 밖엔 밤 깊도록 비만 내리는데,

           : 가을이라는 계절과 밤이라는 시간, 비가 오는 날씨는 화자의 고뇌와 어울리는 배경을 이루며,

           '밤비'는 화자의 고뇌를 자연물을 통해 나타내는 객관적 상관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이러한 배경은 시적 화자의 고뇌를 심화시키는 동시에,

            세상으로 나가는 길이 차단되어 버린 처지를 암시하고 있다.
 燈前萬里心등불 앞에 마음은 만리 밖을 내닫네.  

            : 세상을 등졌지만 세상일에 초연할 수 없는 화자의 번민이 드러나 있고,

             '만리'는  화자와 세상 사이의 심정적 거리를 말하며,

             이렇게 거리가 많다는 것은 화자가 세상 일과 인연을 끊어 버렸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속 마음은 여전히 세상일에 미련을 끊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dia_bluve.gif 이해와 감상

    '추야우중(秋夜雨中)'은 5언 절구(五言絶句)이다. 깊어가는 가을 밤의 비바람 속에서 서정적 자아는 괴롭게 시를 읊는다. 시를 짓는 일도 괴롭지만 무엇보다 고통스러운 것은 세상이 자신을 알아 주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정적 자아는 밤늦도록 잠 못 들고[전전반측(輾轉反側)], 등잔을 마주했으나 마음은 만리 길을 떠돈다. 이 작품은 '가을 바람/세상', '삼경(三更)/만리(萬里)'의 대구로 짜임새를 잘 갖추어져 있고, 4구는 수구초심(首丘初心)여우가 죽을 때에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 쪽으로 둔다는 뜻으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르는 말. ≒수구(首丘). 수구초심이랍니다. 짐승도 죽을 때면 따뜻한 곳을 찾아 눕는다는데 하물며 사람이 고향 생각을 해야지.'한수산, 부초'호마의 북풍.호사수구.)

    이 시는 5언 절구의 한시로, 깊어 가는 가을밤의 비바람 속에서 괴롭게 시를 읊는 시적 화자가 등장하고 있다. 이 시의 제작 시기는 당나라에 유학한 최치원의 귀국 이전 작품이라고도 하고, 또 귀국 후의 작품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그러나 이 시는 그의 시문집인 <계원필경집(桂苑筆耕集)>에도 수록되어 있지 않을 뿐 아니라, 그의 시 경향과 내용으로 보아 귀국 후의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결구(結句)의 '만리심(萬里心)'도 만리 타국에 있는 작자의 심경이기보다 마음과 일이 서로 어긋나서 이 세상과는 이미 멀리 떨어져 있는 작자의 심회를 호소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시적 화자에게는 시를 짓는 일도 괴롭지만 무엇보다 고통스러운 것은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정적 자아는 밤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 등불 앞에 마음은 만 리 밖을 내닫는다고 읊조리고 있다. '가을 바람(秋風)' 와 '세상(世上)', '삼경(三更)'과 '만리(萬里)'가 대구를 이루어 짜임새가 갖추어져 있으며 시적 화자의 서정이 비가 내리는 가을밤의 서경과 조화를 이루어 시상을 고조시키고 있다. 그는 탁월한 능력을 가졌지만 난세를 만나 마음껏 뜻을 펼치지 못한 것에 대해 고민하였으며, 이 시는 그러한 지식인의 고뇌를 잘 담아낸 작품이다.

 

출처 : 說文解字(재미나는 한문)
글쓴이 : 樂而忘憂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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