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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자 수수께끼 내가 아직 시골집에서 글방 공부를 하던 시절, 서울 집에 있으면서 學校에 다니는 언니들이 放學이 되어 시골 집엘 왔는데, 작은 兄이 붓글씨 연습하는 粉板에 <天>자를 써 놓고 그걸로 <大>자를 만들어 보라고 한다. 나는 곁에 놓인 물걸레를 집어 맨 위의 가로획을 닦아서 지우려고 했더니 지우는 것은 안된다고 한다. 그러고는 붓에다 먹을 찍어 天자 맨 위 획을 延長해 동그라미를 그려 로 쓰는 것이다. 漢字에는 동그라미 안에 大를 쓴 것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처음 겪은 漢字수수께끼었다. 그뒤 예서 제서 얻어들은 것을 생각나는대로 주워 적어보면 이러하다.
◎ 집안이 고요한 字는? 子(아들 자) - 재롱을 부리던 귀여운 아기가 잠이 들면 모두가 조용해진다.
◎ 집안이 떠들썩한 字는? 妻(아내 처) - 남편이 아내를 때리면 집안이 시끄러워 진다.
◎ 키가 제일로 큰 字는? 夫(지아비 부) - 머리가 하늘 위까지 나왔으니까.
◎ 키가 가장 작은 字는? 只(다만 지) - 입에 발이 달렸으니 그놈 키가 얼마나 되겠는가?
◎ 더 작은 字는? 貝(조개 패) - 눈에 가 발이 달렸으니 더 적을 수 밖에.
◎ 더 작은 字는? 穴(구멍 혈) - 갓속에서 발만 내다보이니 이보다 더 작을 수는 없지.
◎ 발에 모양 낸 字는? 新(새 신) - 새 신 신었으면 모양이 나지.
◎ 발 족 위에 점 하나 찍은 字는? 定(정할 정) - 사이를 바르게 쓰면 안다.
◎ 六(여섯 육)하고 同(한가지 동)한 字는? 祠(사당 사) - 六 자를 벌려 쓰고 同 자의 왼쪽 획을 그 사이에 긋는다.
◎ 土(흙 토) 둘, 人(사람 인) 둘, 口(입 구) 둘 한 字는? 墻(담 장) 牆자와 통용한다.
◎ 食(밥 식)변에 令(하여금 령)한 字는? 節(마디 절)
◎ 同에 한 획을 더한 字는? 伺(엿볼 사, 살필 사)
◎ 저녁에 기둥에 파리 앉을 字 外(바깥 외) ?을 파리 앉은 것으로 쳤다.
◎ 솔개는 비우하고 토끼귀는 발쪽하고 가마귀는 각각각 하는 字는? 露(이슬 로) 雨+足+各
◎ 잡아 먹지 않는 字는? 養(기를 양) 羊(양 양)에 食(먹다 밥 식)했으니 잡어먹을텐데 안 먹고 기르니까.
◎ 한 자 한 치 되는 字는? 寺(절 사) 土는 十一, 寺이면 열한치.
◎ 똑같은 發音이 셋 포개서 된 字? 各(각각각), 私(사사사), 漸(점점점)
◎ 十(열 십)자 둘 한 字는? 井(우물 정) 아닌 것 같지만 역시 十字가 둘이다.
◎ 口(입 구)자 둘인 字는? 回(돌아올 회) 이 역시 둘 한자에는 틀림없다.
◎ 돌담 무너지는 字는? 右(오를 우) - 오루루하고 소리나게 무너지니까.
◎ 물건 팔면서 반말하는 字는? 絲(실 사) - 실을 사라면서 半말을 하니까.
◎ 말 달리다 다친 字는? 裳(치마 상) - 馳馬하다 傷했으니까.
◎ 日(날 일) 아래 人(사람 인) 한 字는? 是(이 시) - 날일 아래(下)에 人자를 쓰니까.
◎ 日(날 일) 하고 넉점 찍은 字는? 照(비칠 조) 吏讀文이라고 우리말을 發音대로 적는 法이 있었는데 그것을 다시 符號로 고쳐서 漢文의 吐 곧 口訣로 쓰던 것이 있는데(그림參照) ‘하고’라고 해야 할 것을 爲古― ソロ로 썼다. 그래서 日하고 日召로 쓰고 ?를 찍으면 照가 된다고 본 것이다.
글방에서 어린이하고 問答한 것이 몇 가지있다.
◎ “선생님 口(입구)변에 점복한 것은 무슨 字에요?” “무어? 그런 字가 어디 있니?” “마 字예요.” “이놈아 그것은 諺文이지!”
◎ “그러면 선생님! 人(사람인)변에 卜(점복)한 것은요.?” “요놈아! 그것은 ‘사’자지.” “아니여요. 그것은 ?(업드릴 부)자예요.”
◎“그러면 선생님! 才(재주재) 변에 小(적을 소)한 것은 무슨 字지요.” “재주재변에 적을 소? 재주를 부리는 것이 쪼그매? 임마 그것은 ‘새끼광대 초’로구나.” “그러면 선생님은 초선생이셔요.” 선생님 성은 朴씨였던 모양이다. 才변에 小의 왼쪽을 才에 붙여 쓰면 朴자가 된다.
◎ 모시숙 字를 어떻게 쓰지요? 千字文은 四字句 250句로 되어 있는데, 그 235, 236번째 句에 毛施淑姿 工嚬姸笑가 나와 있다. 千字文을 배운 사람이면 어디선가 외웠던 記憶이 어렴풋하게 남았을 것이다. 毛(터럭 모) 施(베풀 시) 淑(맑을 숙) 姿(모양 자) 工(장인 공) 嚬(찡그릴 빈) 姸(어여뿔 빈) 笑(웃음 소) 毛 - 毛嬙이라는 春秋時代 越나라 宮殿에 있었던 美女. 施 - 西施라고 이 亦是 春秋時代 吳王이던 夫差의 妃. 둘다 絶世의 美人. 淑姿 - 맑고 곱기로 이름났었다. 工嚬 - 西施는 속병이 있어서 아풀적마다 낯을 찡그리고 門間에서 괴로워해 그 모습이 더욱 아리따웠다. 工은 애교있는 것. 毛施淑姿 - 모시숙자로 붙여서 소리내어 읽었고 끝의 姿자가 있어 글자로 그릇 알기 쉽게 되어 있다. 그래서 글자 이름으로 물은 것이다.
◎ 내 同僚 친구에 대단히 먹성이 좋은 사람이 있기에 ‘사돈’이라고 불렀더니 “내가 언제 자네네하고 査頓을 맺었나?”고 하기에 나는 웃으면서 “자네 食性이 하 좋기에 似豚이라고 한걸세.” 그러고는 漢字에는 언제나 거꾸로 새기는 글자들이 있다고 不ㆍ非ㆍ勿ㆍ莫 등 不正하는 글자들 모두 거기 드느니라고 說明하였다. 그러고는 “여우大監”이야기로 얘기는 번져 나갔다. 어떤 大監이 어찌나 얄밉게 생겼든지 別名이 ‘여우대감’????는데, 地位 높은 분이 행차하시면 ‘先聲’이라고 하여 이러이러한 분이 오신다고 큰 소리로 외치는 법이었다. 하루는 그 분이 어느 모임엘 가니까, 下人들이 “여우대감 납시오.” 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가뜩이나 얄밉게 생긴 얼굴에 그 소리를 듣고 기분이 나빠 잔뜩 찡그리고 들어서니까 활달한 성격의 친구 대감이 그런다. “대감? 그 別名 듣기 싫지도 않으슈?” “싫은들 어떻게 해? 고녀석들이 자꾸 불러쌓는 걸.” “대감, 우리들이 자꾸 부르니까 고녀석들이 덩달아서 그러지. 우리가 안 부르면 고녀석들도 그러지 않을 거 아뇨.? 그렇기로 젊어서부터 불러나던 別名을 어떻게 감자기 멈추겠오? 그러지 말고 한턱 내시면 우리들부터 그 별명 아니 부르기로 합시다. 안그렇소 여러분.” 자리에 모였던 모두가 좋다고 하니, 여우대감은 그 지겨운 別名 없어지는게 좋아서, 자기집 큰사랑을 치우고 別名 부를만한 친구들을 모두 부르고 장안의 名技名唱들을 모아서 푸짐하게 한턱을 내었다. 저녁때 이제 헤어질 참에 앞서 한턱내라고 先唱하던 대감이 큰소리로 외쳤다. “어허 잘놀았오. 그러니 이제부터 주인대감은 여우대감이 아니오. 그렇지요?” 모두들 “예, 그렇소.”하니까 “그렇습니다. 이제부터 主人大監은 여우가 아니요, 그러니까 不여우大監이오.” “!?” 주인은 돈 쳐들여서 한턱을 낸 結果로 여우 중에도 가장 얄미운 빨간 여우로 별명이 더욱 지독해졌다. 이런 얘기다. 이것 亦是 不ㆍ勿ㆍ莫 등 不正하는 글자들은 언제나 거꾸로 새기는 法이라고 漢文文法 가르치는데 써 먹으면 십상이다.
◎ 歷史上 國際間에 있었던 수수께끼 三國遺事 가운데 이런 記事가 있다. 紀異第二 太宗春秋公條에 古記에 이르기를(古記云) 한 아래 新羅에서 請한 唐나라 軍事가 平壤 가까이 屯치고, 빨리 軍糧을 보내달라고 하여서 金庾信과 金仁問이 數萬兵力을 動員해 危險을 뚫고 軍糧米 二萬斛(곡, 약 10斗 1섬)을 보내 주는데 成功했다. 이제 양쪽 兵力을 합하기 위해 首腦部끼리 會同하려고 然起ㆍ兵川 등을 보내어 물었더니 唐의 사령관 蘇定方은 紙畵鸞犢(종이에다 鸞(닭처럼 생기고 좋은 소리로 운다는 想像의 靈鳥)과 犢(송아지 독) 두가지를 그려주어서 돌려보냈다. 新羅側에서 이것을 받고 그 뜻을 알 수가 있나. 그래 元曉스님에게 묻게 했더니 대답하기를 “畵를 書로 보고 書犢 畵鸞의 切(音을 따서 모은 것)으로 보아 速還으로 읽어 빨리 돌아가라는 뜻으로 새겨 무사히 돌아오게 하였다. 그로고는 또 新羅古記에 나온다면서 唐나라는 신라와 힘을 합쳐 高句麗와 百濟를 滅하고 다시 新羅마져 쳐 없애려고 留連하였으나, 金庾信 등은 그 속뜻을 알아 唐나라 軍事를 모두 毒殺하여 묻었는데 지금 尙州지역의 唐橋라는 곳이 거기라고 나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