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근 서당.

[스크랩] 虎 視 牛 行( 호 시 우 행)

浩 根 書 堂 2009. 12. 16. 11:14

사자성어놀이

윤기훈 조회 1 | 09.12.16 09:12 http://cafe.daum.net/yenseigsl31/GJam/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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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은 기축년, 소의 해를 지나 경인년 호랑이의 해이므로 호시우행의 자세로 새해를 맞이합시다.

 

虎視牛行  

虎 : 범 호, 視 : 볼 시, 牛 : 소 우, 行 : 갈 행

 

눈은 범처럼 뜨고 살피되, 행동은 소처럼 뚜벅뚜벅 걷는다는 뜻으로

호랑이처럼 예리하게 판단하고 소처럼 신중하고 끈기 있게 행함을 강조하는 말이다.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늘 곁에 두고 되새겨 보았다는 사자성어이기도 하다.

 

우리가 국사책에서 배워 잘 알고 있는 보조국사 지눌 스님의 삶이 그러하다.

 

조계총림 순천 송광사에 가면
산문앞에 우행호시(牛行虎視)를 새긴
지눌스님의 비석이 경이롭다.

 
호랑이는 어떤 사물을 볼때 눈을 흘겨보거나 고개만 돌려보는것이
아니라 온몸 전체를 돌려서 정면을 불과 같이 직시하며,


소는 길을 갈때 결코 서두르거나 그렇다고 게으름을 피우지않고
두벅뚜벅 한걸음씩 꾸준히 정진한다.

 
호랑이의 그 날카로운 통찰력과 소걸음 같이 쉼없는 행동으로
수행정진을 하라는 뜻일지니,

 

우행호시(牛行虎視)라는 비문의 표현은 짧지만 소처럼 우직하게 실천적인 삶을 살다간 스님의 모습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눌 스님은 한 평생 수행자의 모범적인 삶을 살아갔으니 우행을 한것이요

또한, 현실을 직시하는 호랑이의 눈을 가지고 당시 불교계의 문제점을 철저히 진단했으니 호시를 한 것이다.

 

그리하여 불교의 수행관으로 단박에 깨치는 돈오(頓悟)를 바탕으로 하여 점차 닦아 나아가자는 점수(漸修) 체계를 세워 돈오점수를 주장했으니 이 또한 호시와 우행의 유기적 결합이다.

 

보조스님은 비록 선승(禪僧)이었지만 선수행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대장경을 열람하면서 선(禪)과 교(敎)의 일치점을 찾고자 골몰하였으니 그런 삶 자체가 우행호시이다.

 

결국 스님은 ‘선은 부처님의 마음이며, 교는 부처님의 말씀’이란 화엄론을 통하여 크게 깨닫고

화엄의 근본보광명지와 선의 공적영지심이 하나임을 밝히는 이론체계를 확립함으로써 교종과 선종을 회통시키게 된다.

 

당시 고려 불교계에 선종의 출현과 유행은 교종과 선종간의 갈등을 야기시켰으니 이는 동아시아 불교계 전체가 처한 현실이었다.

 

바로 그러한 시대적 어려움속에서 지눌 스님은 우행호시의 실천적 삶으로써 불교계의 갈등을 극복하고 한국 불교의 철학사상을 대표할 사상가로 우뚝 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소의 해를  마무리하는 입장에서 우행호시라고 우행을 앞세웠으나 호시없는 우행은 정말 우행이니 호시우행이라고 한들 또 어떠리...

 

 

  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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