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사전>-이외수
책을 읽다가 공감이 가는 몇 구절 옮깁니다.
자연보호
전 인류가 집단자살로써 자연에 귀의할 때야 비로소 성취되어질 수 있는 과업.
창조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일 또는 만들어 놓은 것을 파괴시키는 일.
소망으로써 창조되어진 피조물은 신에 가깝고 욕망으로써 창조되어진 피조물은 악마에 가깝다.
소망은 만인에게 이롭고 욕망은 개인에게만 이롭다.
도둑질
가진 자들이 못 가진 자들에게 부를 나누어 주기 이전에 못 가진 자들이
가진 자들의 수고를 자발적으로 거들어 주는 자선 법죄 행위.
쓰레기
인간이 만들어 낸 모든 가공품들의 말로. 또는 지구가 바라보는 인간.
영혼
우주 무임 승차권.
안개
떠도는 물의 혼백.
거품
공허의 무정란.
인생
인간답게 살기 위해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걸어가야 하는 비포장도로.
결혼
사랑에 대한 착각을 최종까지 수정하지 않은 넘녀들이 마침내 세월의 함정 속에 공동으로 투신하는 사건.
일기장
신이 하루종일 시간에 멱살을 잡혀 끌려다닌 흔적들을 날마다 문자로 정직하게 실토해 놓은 고백록.
외등
어둠 속에 박혀 있는 달마의 물기 어린 눈알 하나.
눈물
지상에서 가장 투명한 시.
시
석탄 속에 들어 있는 목화구름.
예술
술 중에서는 가장 독한 술이다.
영혼까지 취하게 한다.
예술가들이 숙명처럼 마셔야 하는 술이다.
모든 예술 작품은 그들의 술주정에 의해서 남겨진 흔적들이다.
거기에는 신도 악마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아름다움만이 존재할 뿐이다.
거미
노스님 하나가 허공에다 투명한 그물을 걸어 놓고 하루종일 무념무상에 잠겨 있다.
해거름이 되어도 그 물에는 하루살이 한 마리 걸리지 않고 새들만 흥건한 노을 속으로 떠내려가고 있다.
한 마리 거미만 허공에다 일 점을 찍고 온 우주를 삼키고 있다.
귀저귀
인간으로서의 체통과 동물로서의 생리적 현상 사이에서 탄생되어진 유아용 휴대식 개인 전용 화장실.
체면
자신을 인격적인 존재라고 확신하고 있는 사람들이 내면에는 동물적인 욕망의 찌꺼기를 간직하고 있으면서
외면에는 이성적인 겸손의 미덕을 드러내 보이려고 할 때 습관적으로 착용하는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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