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근 서당.

[스크랩] 한자는 왜 띄어쓰기를 안하나?

浩 根 書 堂 2010. 1. 25. 20:30

우리말이나 영어의 경우 띄어쓰기가 가져다 주는 역할은 문맥을 파악하고 글의 의미를 이해하게 해주는 데 있다. 그러나 예전 고문서에 적힌 한문을 보면 전혀 띄어쓰기가 안되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왜 이러한 띄어쓰기가 성행하지 않았던 것일까? 이것은 각 글자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한자나 영어 모두 의미를 가진 하나의 글자를 이루기 위해선 각각 자기만의 최소 글자형태들을 결합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그 사람’이라는 의미를 영어는 'he', 한자는 ‘他(타)’로 표현하는데, 이들은 모두 영문 알파벳의 ‘h+e’와 한자의 ‘人+也’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방식으로 ‘그는 승려(僧侶)이다’라는 말을 한문과 영어로 비교해보자


亻 也 日 疋 亻 曾  (한문)
h e i s a m o n k (영어)



그런데 여기서 영어는 결합하는 방식이 가로방향으로만 묶었기에(he is a monk) 이들을 구별하려면 단어와 단어사이를 띄어야 했지만 한문은 가로방향과 세로방향이 동시에 결합되는 형태이기에(他是僧) 이미 한 글자 한 글자씩 띄어있는 형태나 마찬가지다. 다시 띄어쓴다는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한자는 단어와 단어사이가 떨어져 있는 형태이다. 한자는 하나의 글자가 하나의 단어가 되기 때문이다. 한글과 같이 여러 글자가 합쳐져 하나의 단어를 이루는 형태가 아니기에 띄어쓰기가 의미가 없다.

다만 한문 문장을 해석할 때의 어려움은 있다. 이전에도 그러한 어려움은 있었을 것이다. 음성언어는 한글로 말하고 있지만 문자언어는 한자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것이 ‘구결(口訣) 또는 토(吐)’이다. 해석에 용이하도록 ‘토(吐)’를 달아두는 연습을 해두었다. 이러한 토(吐)는 한자 사이 사이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요즘은 어른 말씀에 톡톡 끼어드는 언행을 ‘토(吐) 단다’라고 표현한 이유가 여기에서 나왔다.

출처 : 한문사랑
글쓴이 : 윤세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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