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수록 '자기것' 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어야 한다.
노후(老後) 는 '늙은 뒤' 라는 뜻이다.
하늘이 공평한것은 누구나 틀림없이 늙는다는 사실이다.
이미 늙은 사람에 게 그것은 현실이고,
장년이나 중년들에겐 눈앞에 보이는 내일이고,
청년들 에겐 실감이 안나는 미래일 뿐이다.
애들은 노후가 뭔지도 모르고 산다.
세계보건기구(WHO) 가 발표한 현재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남자가 75세, 여자가 82세다.
이 평균수명은 해마다 1년 6개월 정도씩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10년 후면 평균 80세 이상이 노인들의 기준나이가 될것이다.
옛날에 비해 사람의 수명이 길어진 것은
첫째 가 섭생, 둘째가 의학의 발달, 셋째가 위생적인 생활환경일 것이다.
손을 씻는 비누가 발명된 후
인류를 괴롭히던 전염병의 절반이 사라진것이 그 예다.
이제 우리 모두는 평균나이가 80이 되는 새로운 시대를 사는
'신 인간' 인 셈이다.
1950년대 중반, 우리 외조모가 환갑을 맞았다.
외숙부께서는 넓은 마당에 천막을 치고
동네 사람들과 친척들을 모아 큰 잔치를 벌렸다.
그때 '환갑' 은 흔치않은 일이었고,
그 만큼 집안의 경사이기도 했다.
지금은 칠순잔치 받기도 쑥스러운 시대가 됐다.
평균수명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아이러니 한것은, 평균 수명은 늘어났는데
정년은 반대로 줄어들고 있는 이상한 반비례 현상이다.
40대면 벌써 눈치가 보이고,
50대가 되면 노골적인 압박을 받는다.
60대가 되면 규칙이 정한바에 따라 직장을 떠나야 한다.
특히 IMF 이후 우리의 산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용퇴' 가 붐을 이뤘고 친북좌파세력이 집권한후
기업들의 투자가 줄어들면서 부족한 일자리에 대한 경쟁이
비 인간적인 수준까지 간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강성노조가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는것도 정말 한국적 아이러니다.
'일자리' 가 늘어나지 않는한
정년 연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나와함께 원로방에 다니던 분중에 자기집에 전화를 못거는 사람들이 있었다. 한사람은 회사 임원출신이고,
다른분은 퇴역장성 이었다.
항상 비서나 당번병이 연결한 전화기만 받고 살았기 때문에
제집 전화번호가 생각나지 않았고 전화 걸줄도 몰랐다.
결국 그들은 직접 차를 운전할수 없어
그렇게 좋아하는 골프도 포기하고 말았다.
어떤 형태의 현역-
사회생활을 했든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지 않으면 이렇게 되는게 인생이다.
살아보면, 노후처럼 준비가 필수적인 일상도 없다.
생활하는 정신적, 물질적 환경이 너무나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건 아무도, 한번도 체험해 보지못한 미지의 세계다.
은퇴후 몸이 약해져 병을 앓거나 갑자기 백발이 되는 사람들이 있는데
준비가 없어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노후는 글자 그대로 또 하나의 인생인 것이다.
예를들어 60대에 은퇴하고 80까지 산다면
20여년의 노후를 살아야 한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 30년도 살수있다.
늘어난 20년 30년이 그럭저럭 적당히 살아갈수 있는 세월인가.
'무료' 가 무서운게 그때문이다.
도대체 제 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할일없이 20, 30년을 어떻게 버틸수 있단 말인가.
'존재' 하는것과 '생활' 하는것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이제 노후생활이 중요해 진것은 평균수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0년, 30년을 의미있게 살려면 반드시 어떤 준비를 해야한다.
적은 보수로 재취업 하는것도 한가지 방법일 수는 있지만
결국은 나이때문에 퇴직 해야 한다.
그래서 노후준비는 '임시방편' 이 통하지 않는다.
아주 치밀한 계획과 지혜가 필요하다.
적당히 준비해서 될일이 아닌것이다.
정말 우습게 생각했다간 큰코 다친다.
이제 노후생활에서 겪게되는 몇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을 짚어보자.
우선 경제적인 문제다.
평균수명이 늘어나 오래 산다는것은 그만큼 돈도 더 있어야 된다는 얘기다.
제집에서, 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최소한 자기의 취미생활을 해 나갈수 있는 준비는 반드시 해 놔야한다.
늙어서 손에 가진것이 없으면
그 서글픔은 자살로 까지 이어질수 있다.
반드시, 굳게 결심하고 노후를 위해 돈을 저축해야 한다.
늙으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요즈음은 부모를 몰라라 하는 자식들도 많다.
자식에게 모든것을 쏟아붓는 어리석은 부모가 돼서도 안된다.
지금은 '역모기지' 의 금융상품까지 나와있다.
최소한 담보할수 있는 제집만 있어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시대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들을 위한 복지예산은 재원이 없기때문에
큰 기대를 해서는 안된다
. 국민복지에 관한한 우린 아직 후진국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노후생활에서 가장 큰 문제가 돈인줄 알고있다.
그런데 더 무서운것이 병(病) 이다.
병은 인간을 파괴하고 피폐시키며 정신까지 황폐하게 한다.
치매에 걸리면 한 가정이 파괴된다.
환자가 되어 병상에 누운후
건강관리 못한것을 아무리 후회해 봐도 소용이 없다.
'건강했을때' 는 돌아오지 않는다.
암, 뇌졸중, 당뇨, 고혈압, 심장병은 노후를 강타화는 5대 질병이다.
예를들어 은퇴후 20, 30년을 산다고 해도
병을 앓게되면 그 삶은 극심한 고통의 연속이지 일상적인 삶은 아니다.
건강과 노후는 그렇게 중요한 관계다.
그건 흡사 동전의 양면처럼 밀접하다.
노후를 위협하는 5대 질병은 한 인간이 살아온
'생활습관' 과 깊은 관계가 있다.
암의 경우는 유전적인 요인도 크지만,
다른 성인병들은 섭생과 연관이 크다.
술, 담배, 고기는 특히 그렇다.
혈관의 상태가 원인이 되는 병들은 전적으로 섭생의 문제다.
절제하지 못하고 먹고 마신 결과가 그러하다.
인간의 신체중 가장 빨리 늙는게 다리라고 한다.
그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 다리도 '관리' 만 잘 하면
끝까지 건강하게 튼튼하게 유지할수 있다.
그게 걷기운동이다.
10년, 20년 걷기운동을 계 속하고 있는 노인들은
젊은이가 따라가기 힘든 속도로 걷는다.
꾸준히 무릎 굽혀펴기 운동을 한 분들도 건각을 가지고 있다.
특히 자기에게 맞는 스트레칭법을 개발,
몸이 굽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운동부족' 과 '탐식' 이 겹치면 질병은 그 무엇으로도 막을수 없다.
다음이 눈과 귀다.
오래쓴 기관들이 닳아서 기능이 떨어지는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충분히 대비할수 있었는데도
태만하고 방심해서 고 통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이어폰이다.
아이팟과 같은 MP3의 소리크기는 85dB 이상이다. __
음악의 음향을 8시간 이상 계속 이어폰으로 들으면 소음성 난청이 된다.
자동차의 경적소리 보다 큰 115dB 이기 때문이다.
나이들어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이 어떤 불편인지 조금만 알아도
귀에서 이어폰을 뺄것이다.
많이먹고(외식하는 경우 불량 식재료도 치명적이다.)
움직이지 않고, 귀에 이 어폰을 끼고 살면
그 노후는 고통으로 가득찬 것이 될수밖에 없다.
눈도 계속 교정시력으로 렌즈를 바꿔가며 관리해야 한다.
보통 부지 런하지 않고는 어려운 일들이다.
이제 더 중요한 얘기를 해보자.
사람이 나이들수록 '자기것' 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매일 매일을 '자기것' 에 맞춰 짠 스케쥴이 있어야 한다.
적당한 긴장과 노력, 학습이 없으면 그냥 '늙은이' 가 되고만다.
그리고 더 빨리 늙는다.
평소에 늘 하고싶었던 일, 자기가 남들보다 더 잘하는 일,
그리고 남들에게 유익을 줄수 있는일.
이렇게 세가지 기준만 가지고 있어도 심심할 시간이 없이
시간을 쪼개써야 한다.
한가지 더 욕심을 부린다면 악기 하나를 가지고 있는것도 크게 유익하다.
인생의 의미가 달라 진다.
악기연습, 연주만큼 두뇌를 계속 자극하는 작업도 드물 것이다.
악보를 읽는일이 특히 그렇다.
우스운 얘기 같지만 요리도 재미있는 일상이 될수있다.
처음에는 요리책을 보고 배우지만
이 일도 경력이 붙으면 응용하는 수준에 가게되고
그것은 그대로 노부부의 큰 즐 거움이 될 수 있다.
잘 생각해 보자.
평균수명은 늘어나는데 정년은 더 짧아지고 있으니
미상불 보통일이 아니다. 생활의 패턴이 크게 바 뀌고 있는것이다.
전에는 노후가 인생의 남은 자락이 었지만,
이제는 거의 한 세대를 살아내야 하는 또 하나의 인생이 되고 있다.
준비없이 들어섰다간 그대로 낭패다.
처음겪게 되는 이런 사정에 대해 모두가 대책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다.
그럴수록 마음을 다잡고 깊이 생각해 봐야한다.
어떤 노년을 살것인가.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살것인가,
어떤 준비를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사실 보통 숙제가 아니다. 이제 결론적인 얘기를 해보자.
노후생활에서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모두 갖추었다 해도,
'건강' 이 없으면 아무것도 소용이 없다.
노년의 건강은 돈으로도 살수가 없다.
돈이 귀신도 부린다는 말은 젊었을때 해 보는 소리다.
늙어서도 건강하기 위해서는 젊었을때부터 건강관리를 해야한다.
건강은 지속적인 작은 노력으로 이룩해 내는 것이지
몇천만원짜리 산삼을 먹었다고 일시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아프면 만사가 끝이다.
다른게 아무리 많아도 건강이 없으면 이미 죽은목숨이다.
MP3 의 이어폰을 귀에 끼고,
그 날카로운 쇳소리를 듣고있는 젊은이들은 모두가 예비환자 들이다.
채 늙기도 전에 보청기를 끼고있는 인생이 기다리고 있는줄 모르고 있다.
어찌 이어폰 뿐이겠는가.
자기 스스로를 위해 생활주변을 살펴볼 일이다.
이제 노후는 그 내용이 전혀 달라지고 있는 시대다.
준비하는 노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