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근 서당.

[스크랩] 은괄(檃栝)의 도 주역

浩 根 書 堂 2010. 2. 16. 15:42
논어의 술이편에 보면 주역에 관해 언급한 공자의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나에게 두어 해를 빌려 주어 50에 역을 배우게 한다면 거의 큰 허물은 없을 것이다.”(加我數年 五十以虐易 可以無大過)

  그러나 공자의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논어에서 취급하고 있는 주역의 내용은 고작 두 곳뿐이다. 그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이는 논어가 일종의 어록 형식에 가깝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역의 전반적인 내용과 의미 들이 공자의 일상적인 세계관으로 깊숙하게 스며든 탓일 것이다.


  순자 권학편에 보면 잘못을 바로 잡는 일을 두고 은괄이라고 하였다.

 “굽은 나무는 은괄(檃栝)을 이용하고 불길에 쐬어 바로 잡은 뒤에야 곧아진다”

  이를 인용하여 한비자의 현학편에서는 “저절로 곧은 화살과 둘근 수레바퀴는 백년에 하나도 없는데 세상에서는 모두 새를 쏘아 잡고 수레를 탈 수 있게 되는 것은 은괄의 도를 사용하기 때문이다.”고 하였다.

  이를테면 인간사에서 은괄(檃栝)의 도는 사람을 올바른 길로 이끄는 법과 도덕이다. 주역 산수몽괘 초육에서도 “형벌을 이용하여 사람을 질곡에서 벗어나게 함이 이롭다.”고 하되 공자는 “형벌을 씀이 이롭다는 것은 象을 써서 법을 바르게 하기 때문이다.”는 뜻으로 해석하였다. 역에서 말하는 형벌이나 공자가 말하는 상의 개념은 그 점에서 폭력적인 의미의 형벌이 아닌 사람을 올바르게 이끄는 은괄(檃栝)의 도에 가깝다.


  좌전 소공 12년에 남괴가 역모를 꾀하려고 점을 쳐 보았다. 점괘에 중지곤괘의 육오가 변하는 수지비를 얻었다. 남괴는 중지곤괘의 효사 黃裳元吉에 근거하여 자기 자신이 틀림없이 누런 황제의 곤룡포를 입을 괘상이라고 기뻐하며 당시 역에 정통하다는 자복혜복을 찾아가 자문을 구했다. 이에 자복혜백이 이렇게 풀이하였다.

  “충신의 일이라면 옳거니와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꾀하는 바를 실패할 것이다. 이 괘가 밖이 강하고 안이 유순한 것은 忠의 뜻이 되고, 화합하여 섞이면서도 곧은 쪽을 따르는 것은 信인 까닭에 황상원길로 되는 것이다. 이 황이란 중앙 토에 해당하는 색이고, 치마 裳이란 아래에서 꾸미는 의복이며, 元이란 착한 것의 우두머리이다. 속마음이 충성치 못하면 옳은 색을 얻을 수 없고, 아래에서도 일을 같이하지 않으면 상을 만들어낼 수 없고, 일도 선한 바를 꾀하지 않으면 그 지극함에 이를 수 없다. 이 세 가지 중 한가지라도 결점이 있으면 점괘는 좋다고 할지라도 일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고 하였다.

  남괴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실패하였다. 이 한 절의 고사는 우리에게 역을 어떻게 받아들여 활용해야 하는지를 엿보게 하는 하나의 좋은 선례다. 그리고 그 까닭에 장횡거는 ‘주역은 군자를 위해 꾀할 수는 있어도 소인을 위해 꾀할 수는 없다.’고 하였을 것이다. 남괴는 중국의 노나라 남유의 아들로서 계씨의 費邑宰였다. 그는 비읍에서 반란을 계획하다가 실패한 인물이다. 자복혜백은 노나라의 대부로 이름은 초였다. 주역에 밝았으나 남괴에 의하여 피살되었다. 혜백은 그의 시호다.

  하늘의 이치는 곧 선하고 형통하고 이롭고 곧게 하는데 통해 있다. 그래서 역의 64괘 384효의 근본 대의가 중천건과 중지곤의 원형이정의 이치를 한 자도 떠나지 않는다.

 

 

 

출처:김계유/주역으로 보는 세상/http://blog.daum.net/munsuan/10871094

출처 : 역학살롱(實戰命理의 場)
글쓴이 : 우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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