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代社會와 儒敎
李 完 栽
1. 현대사회의 진단
현대사회와 현대문명은 서양적 지혜의 소산이다. 서양적 지혜의 원천은 희랍정신, 기독교적 세계관, 그리고 희랍정신과 기독교정신의 합성인 과학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희랍정신은 이론을 따지는 지성에 그 특성이 있고, 기독교적 세계관은 여호와의 뜻에 의하여 만물이 창조되었다고 하는 창조적 세계관이다. 희랍의 이론지성(理論知性)의 탐구욕과 기독교적 피조(被造)된 물질세계가 결합되어 현대의 과학문명을 낳고, 이 문명이 오늘날 전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이 과학문명의 위력은 대단한 것이다. 인간의 생활을 무한히 편리하게 하고 물질적으로 한없이 풍요롭게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음(陰)과 양(陽)은 서로 맞붙어 있듯이 이 위대한 과학문명에도 역리(逆理)현상을 내포하고 있음을 면할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오늘날 모든 부분에서 그 병리(病理)현상이 드러나고 있다. 자연세계에서 환경문제가 생겨나고 인간사회에서 도덕적 무정부상태를 드러내고 있다.
2. 유교적 지혜
서양적 지혜가 당면한 병리현상의 돌파구를 찾아서 세계의 지성들이 동양적 지혜에 관심을 쏟고 있다. 동양적 지혜에도 여러 가지 유형이 있겠으나 여기서는 유교적 지혜에 관하여 세계를 보는 관점과 인간을 보는 지혜의 특성, 다시 말해서 유교적 세계관과 인간관의 특성을 지적해 보고자 한다.
첫째 유교적 세계관은 생명적(生命的) 세계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세계관은 비단 유교적 세계관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동양적 세계관의 공통적 특성이라고 할 것이다.
즉 생명적 세계관은 이 세계를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로 보는 세계관이다. 유교의 기본경전인『周易』의 계사(繫辭)즉『주역』의 원리를 개괄적으로 설명한 글에서 「天地의 위대한 작용은 生하는 것이다(天地之大德曰生)」, 「생하고 생하는 것이 역이다(生生之謂易)」이라고 하였다. 만물을 生하는 주체인 우주는 그 자체가 생명체이다. 생명체는 유기적(有機的)이고, 통체적(統體的)이며, 전일적(全一的)이다. 다시 말하면 생명체는 서로 뗄 수 없이 연결된 하나의 존재로 통합되어 있기 마련이다. 나의 존재는 통합되어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세계를 설명하는 것이 『주역』의 이론이다. 건괘(乾卦) 하나를 펼치면 64괘로 전개되고 64괘를 거두어들이면 하나의 괘로 수렴이 된다. 또는 나는 우주 속의 한 개체이나 내 마음을 펼치면 우주를 휩싸는 존재이다. 그러기에 이 우주간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는 생명적 차원에서 동질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주렴계(周濂溪)의 제자가 주렴계에게 ‘뜰에 돋아난 잡초를 왜 뽑아버리지 않습니까?’하고 물었을 때 ‘그것도 자연의 살려고 하는 의지를 타고 난 것인데 구태여 뽑아서 무엇하겠는가?’라고 대답한 말이 곧 이 생명적 우주관을 잘 설명하는 것이다.
이 생명적 우주관은 만물이 동등하게 생명의 주체로서 존중되고 서로 서로 조화하는 원융(圓融)한 세계이다. 이 세계에는 인간이 함부로 자연을 손상시키는 오만이 있을 수 없다. 오늘날의 환경문제 해결의 지혜를 이 우주관에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 생명적 세계관은 유교적 지혜, 나아가서는 동양적 지혜의 원천이다. 유교적 인간관, 유교적 학문관, 유교적 가치관이 모두 이 세계관에서 도출된다.
둘째 도덕적 인간관
서양적 인간관을 흔히 이성적 인간관이라고 하거니와, 유교적 인간관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도덕적 인간관이라고 할 수 있다. 생명적 우주관에 입각하는 유교적 인간관은 우주의 이법(理法)에 따르기 마련이다. 우주의 이법을 원(元), 형(亨), 이(利), 정(貞)이라고 하는데 이 이법을 타고 난 것이 인간의 인(仁), 의(義), 예(禮), 지(智)의 본성이다. 이 본성을 자연스레 발현하는 것에서 인간의 윤리가 성립된다. 인(仁)의 본성을 발현할 때 남을 사랑하게 되고, 의(義)의 본성을 발현할 때 올바른 행동을 하게 되며, 예(禮)의 본성을 발현할 때 남에게 사양하게 되고, 지(智)의 본성을 발현할 때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별할 수 있게 된다.
유교에서는 인간의 이러한 능력을 인간이 태어나면서 타고 난 본성이라고 인정한다. 이 본성이 발현되는데서 가족이 평화롭고, 사회가 평화롭고 나아가서는 온 세계가 평화롭게 된다고 보는 것이 유교의 인간관이다.
유교의 경전인 『대학』의 평천하장(平天下章)에 혈구지도(絜矩之道)라는 것이 있다. 즉 천하를 평화롭게 하는 원리가 곧 사람들이 타고난 도덕적 원리를 실천하는 데 있다는 뜻이다. 사람들이 타고 난 각자의 도덕적 원리를 실천함으로써 온 세상을 도덕적 왕국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 유교정치사상의 궁극목적이다.
유교의 사상적 특성은 인륜체계의 확립, 다시 말해서 인간사회의 질서를 확립하려는데 있다. 오늘날 동서의 문화전통이 서로 엇갈리면서 가치의 혼란을 야기하고, 특히 욕구를 인간의 본질로 보는 서양 근대적 인간관이 인간의 동물화를 초래하고 있는 현대사회에 있어서 유교적 인간관은 한 지혜의 원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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